탁월한 야구 센스와 우연히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우승 순간을 알아보자 40대 이상 야구팬들은 김재박이라고 하면 너나 할 거 없이 1982년 서울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기억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회에서 나온 개구리번트 얘기를 한다. 그만큼 극적이었고 절묘한 번트였다. 개구리번트는 김재박의 야구 센스를 모두 더한 작품이었다. 사인을 잘못 보아 벌어진 장면이었다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번트 기술만큼은 신기의 수준이었다.
김재박의 화려한 순간
사실상의 결승이 된 대회 마지막 날인 일본전에서 한국은 2회에 2실점한 뒤 7회까지 0-2 지고 있어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운명의 8회 말 선두타자 심재원이 중전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대타 김정수의 중월 2루타로 1점을 따라붙고 조성옥은 희생번트로 김정수를 3루로 보냈다. 김재박 타석에서 일본의 니시무라 투수는 공을 뺐고 타자 김재박은 어우홍 감독의 사인을 번트 사인으로 알고 피치아웃한 공을 향해 몸을 날리며 번트를 됐다. 하지만 3루주자인 김정수는 번트 사인이 아니었기에 스타트를 하지 않았다. 김재박이 개구리처럼 점프하면서 댄 번트 타구는 절묘하게 3루 쪽 파울라인 안으로 굴러갔고 이 사이 3루주자 김정수가 홈으로 들어왔다. 타자주자인 김재박도 1루에서 살면서 2-2동점 이어 이해창의 중전안타와 장효조의 땅볼로 2 사 1.2루가 됐고 이때 한 대화 2-3풀카운트에서 일본의 바뀐 투수 세키네로부터 왼쪽 폴을 맞히는 결승 3 점 홈런을 터뜨리며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김재박이 개구리번트로 동점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명장면이다. 이날 번트 사인은 오른손으로 모자를 만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었고 왼손으로 만지면 아무런 사인이 없는 의미가 없는 사인이었다. 김재박의 타선에서 나온 사인은 왼손부터 시작한 것이다.
신생팀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경이적인 도전자 정신
김재박의 이력 그가 플레이했던 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이름을 처음으로 야구팬들에게 알렸던 대광고는 야구부를 만즌디 갓 1년이 지났을 때 입학했고 다음으로 진학한 영남대는 야구부 창단 멤버로 들어갔다. 다음으로 입단한 한국화장품도 신생팀이었다. 이런 신생팀과의 인연은 프로무대에서도 계속된다. mbc 청룡은 프로야구 6개 구단이 모두 신생팀이었으니까 다른 선수들도 신생팀에 들어간 셈이었고 다음으로 소속되었던 엘지 트윈스는 기존의 청룡을 인수한 형식이긴 했지만 신생팀이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재박은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의 창단 감독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재박이 거친 팀의 대부분은 신생팀이었다. 특히 대광고와 영남대에서의 기록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것이다. 대부분의 팀메이트들은 무명 선수들이었고 다른 명문 고교 명문 대학팀과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보기 어렵다. 그런 환경에서 김재박이 자신의 힘과 동료들의 힘을 모아 고교 야구사와 대학야구 역사에 남을 기록들을 세운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